안녕하세요?
코칭하는 부루스입니다.
오늘은 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MBA 지원을 위해 처음으로 대학 이후의 경험을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경력을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서 경험들의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저의 경우는 그때까지의 경험들 사이에 갭이 너무 커서 일관성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선택들을 차분히 돌이켜 보니 납득할 수 있는 이유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의 첫 직장은 외국계 부동산 서비스 회사였습니다.
첫 직장이었던 CBRE (씨비리차드엘리스)
* 부동산 '서비스' 회사는 부동산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직접 부동산에 투자를 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부동산을 사거나 파려는 (임대하거나 임대하려는) 회사들에게 제3자로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2007년 2월, 저는 취업을 하지 못하고 학교를 졸업한 상태였습니다.
어떤 커리어를 원하는지에 대한 확신도 없었고. 끌리지 않는 회사들에는 지원하지 않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의 친구가 유명한 외국계 부동산 서비스 회사에 다닌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친구는 다른 팀에서 신입을 뽑는데 만약 제가 지원하면 본인이 추천하겠다는 얘기를 해줬고, 저는 이력서를 전달했습니다.
곧바로 부동산 중개업과 외국계 부동산 서비스 회사들에 대해 조사를 하고, 면접을 위해 회사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회사는 떨어졌지만, 경쟁사에서 2달 뒤 신입 채용 공고가 나서 지원을 하게 됐고, 합격을 하여 첫 회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왜 부동산 서비스 회사에 들어가고 싶어했는가?'
그 때에는 이 질문에 답하기 어려웠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3가지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첫 째, 넓은 업무 영역입니다.
저는 전문가보다는 제네럴리스트가 되고 싶었습니다.
넓고 다양한 경험을 먼저 쌓고 전문가는 나중에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동산 서비스 회사에서 업무를 하게 되면, 부동산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쌓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리서치, 문서 작성, 법률 검토, 재무 검토, 영업, 마케팅, 협상 등 비즈니스 거래를 위해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영역이 부동산 중개라고 생각했습니다.
더군다나 부동산들을 방문하고,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는 것이 활동적인 제 성격에 딱 맞는다고 느꼈습니다.
둘 째, 부동산에 대한 매력입니다.
2000년대 중후반, 대학생들이 원하는 직장은 삼성이나 포스코같은 국내 대기업, 미래에셋이나 국민은행 같은 금융권, P&G 나 맥킨지 같은 글로벌 회사들이었습니다.
특히 경영학 학생들은 투자 은행 입사를 동경했는데, IMF 이후 혜성같이 등장한 미래에셋, 워렌버핏의 가치 투자의 유행 등이 이유였습니다.
부동산은 실물입니다. 모든 부동산은 크기, 내부, 외부에서 고유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니터 안에 숫자와 텍스트로 묘사되는 주식, 채권에 비해 직접 보고 방문할 수 있는 부동산이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만약 내가 공부하고 싶은 투자 대상을 정하라고 한다면 당연히 부동산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부동산은 재태크의 주요 수단이었기 때문에 많이 알수록 플러스가 될 것이 분명했습니다.
셋 째, 외국계 서비스 회사였기 때문입니다.
'외국계는 조직이 작기 때문에 상대적인 자유가 있지만, 스스로 업무를 찾고 성과를 내야 한다'
대기업, 공기업보다 자유롭고, 능동적인 사람들에게 맞는 선택은 외국계라고 믿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서비스 회사 라는 점에 있었습니다.
저희 팀은 물류 창고나 공장 같은 산업용 부동산의 임대와 매매를 중개하는 팀이었습니다.
부동산을 소유한 개인이나 회사를 찾고, 또 그 부동산을 빌리거나 매입할 다른 한 쪽을 찾아 양측을 이어주고 계약까지 마무리하는 과정을 지원하였습니다.
부동산 거래는 몇 달 만에 끝나기도 하고, 다양한 거래가 동시에 진행될 수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비즈니스 환경은 소재와 환경의 변화를 즐기는 제 성향과 잘 맞았습니다.
저희 팀은 하나의 고객에 집중할 수도 있었고, 동시에 여러 고객들을 관리하며 이들 사이에 관심을 옮겨가며 일을 했습니다. 정적이고 지루할 수 있는 사무실 라이프와 반대되는 역동적인 비즈니스 체험의 장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저의 판단을 이끈 이유는 이렇게 3가지입니다.
당시에는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던 감정과 의지들이 화학 작용해서 부동산 서비스 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